강아지가 아픈 날, 나의 마음은 무너진다
반려견이 아프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끼는 일입니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평소처럼 강아지를 살펴보던 중, 불을 모두 끄고 방을 정리한 후에도 녀석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어두운 방 안에서 조용히 누워 있는 모습, 숨을 쉬고는 있는 걸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온갖 불안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너무나도 조용하게, 마치 잠든 듯 있지만 이상하게 낯선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겁이 나서 조용히 다가가 손을 뻗었고, 다행히도 그 순간 녀석이 천천히 고개를 들며 일어났습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지만 동시에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졌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인기척만 나도 벌떡 일어나 꼬리를 흔들며 달려왔을 텐데… 이제는 몸을 가누는 것조차 버거운 날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아픈 곳도 늘어나고, 체력도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잘 알기에 더 조심스럽습니다.
수의사에게 다녀와도, 약을 먹어도, 완전히 예전처럼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말에 현실을 받아들여야 함을 느낍니다.
더 이상 "언제 다 낫지?"라는 희망보다 "오늘은 덜 아팠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먼저 드는 요즘입니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건 단순히 귀여운 존재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생애 전체를 함께하는 일이고, 때로는 말 못 하는 고통을 함께 짊어지는 일입니다.
건강할 때는 몰랐던 그 존재의 소중함이, 아픔 속에서 더 깊이 와 닿습니다.
무언가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괴롭습니다. 먹을 것을 챙겨주고, 약을 먹이고, 부드럽게 등을 쓸어주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도 그 작은 움직임 하나, 숨소리 하나에도 귀 기울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 하루가, 오늘이, 내일도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예전만큼 건강하지는 못하더라도, 제발 덜 아프기만 하자."
이 말은 요즘 내가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뇌는 기도 같은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아주 작지만, 너는 나에게 늘 커다란 존재였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아프지 말고, 조금이라도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
오늘처럼 무심히 다가간 손끝에 다시 한번 네가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