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을 가르며 나를 지켜주던 아버지의 강한 다리, 그리고 어린 시절 내게 슈퍼맨 같았던 그 모습은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어릴 적 여름이면 가족 모두가 강이나 계곡으로 피서를 가곤 했습니다. 아직 수영을 잘 하지 못했던 나는 물살이 센 곳이 무서웠지만, 아버지는 언제나 당당하게 나를 안아 들고 깊은 물가까지 걸어가셨습니다. 발밑을 세차게 흐르는 물살도 아버지의 단단한 다리를 막을 수는 없었죠. 나는 아버지의 어깨에 앉거나 양팔에 안겨, 마치 세상의 어떤 것도 두렵지 않은 듯이 웃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나는 몰랐습니다. 그 강한 다리도, 넓은 등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약해진다는 걸.그저 아버지는 늘 당연히 강해야만 하는 존재라고 믿었고, 언제 어디서든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슈퍼맨..